YCH 쇼룸 프로젝트 시공일기
- Bumhee Lee
- Feb 2, 2023
- 3 min read
YCH 쇼룸 프로젝트는 저희가 시공만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디자인은 '이혜인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진행해주셨어요.
앞서 소개해드렸던 YCH 사무실 프로젝트에서 20평 남짓한 공간을 쇼룸으로 꾸미는 일이었죠.
제한된 공간 내에서 임팩트를 주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오고 갔어요.
결론적으로는 '열려라 참깨!' 스타일의 큰 옷장 벽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죠.
선물 박스를 여는 공간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숨겨진 공간을 몰래 보여주는 개념이기도 해요.
쇼룸에 방문한 손님이 입장하면 화이트 벽과 함께 중앙 피팅룸 문만 보입니다.
하지만 좌우 벽을 열면 짠! 하고 블랙의 세계가 열리는 개념이지요.
벽이 닫혔을 때와 열렸을 때 극명한 대조를 연출하며 극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었어요.
벽은 곧 옷장이 되고, 옷장에는 YCH의 시즌 컬렉션을 볼 수 있어요.
손님은 옷을 고르고, 중앙 피팅룸에서 시착 하며 밖으로 나오면 그 공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마치 웨딩드레스 샵의 경험이 연상 되네요.

이런 움직이는 옷장을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구현하기 위해 벽쪽 옷장은 고정 되어있고, 정면으로 보이는 옷장이 문과 같이 회전하도록 제작하기로 하였어요.
좌우측 각각 길이가 2200mm, 폭이 700mm인 옷장이 처짐 없이 하나의 축에서 지탱 되어야 했어요.
시공 상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죠.
단순히 금속으로만 전부 제작을 한다면 큰 무리 없이 제작할 수 있었지만, 최종 마감이 클래식한 '무늬목'이었죠.
그 위로도 여러가지 몰딩들이 적용되어야 했어요.
무늬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목 구조도 적용이 되어야 하는데요.
금속과 목 구조가 결합되면서 구조틀이 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죠.
이 부분을 최대한 튼튼하고 뒤틀림과 처짐 없이 시공 하는 부분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금속으로 제작된 옷장 구조에 사람이 직접 올라 타보면서 내구성이 충분할지, 계속 움직여도 처짐 없이 이동할지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또 전체 구조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댐퍼를 적용하였는데, 댐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지속 확인했죠.

금속 프레임에 목 구조로 1차 작업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무늬목 적용을 위해서는 합판 목 구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운데 피팅룸이 자리를 잡기 위해 미리 설치가 되어있는 모습이에요.
이어서 블랙으로 도장된 무늬목 스트랩을 설치합니다.

무늬목을 현장에서 직접 입힐 경우, 퀄리티 내기가 쉽지 않고 나무의 결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든 무늬목을 공장에서 제작하고 규격에 맞춰 커팅한 다음 설치하였어요.
블랙 앤 화이트 대조가 극명한 공간에서는 마감 퀄리티가 조금만 떨어져도 눈에 확 띄는 점이 있어요.
먼지도 잘 보이지요.
그래서 하나하나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했습니다.
옷장 안쪽 축이 되는 금속 파이프의 경우에는 검정색 도장을 할 경우 벗겨질 가능성이 높았어요.
이 부분은 무늬목과 최대한 유사한 느낌의 '인테리어 필름'으로 마감 처리를 합니다.
(요즘 인테리어 필름 퀄리티가 굉장히 좋습니다 :) )

무늬목 마감이 적용된 면 위에 일부 몰딩이 시공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러 겹 마감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조금의 오차도 생기면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아주 정교한 시공을 요했어요.
대부분의 인테리어 프로젝트가 그러하듯, mm 단위로 설계를 진행하죠.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치수가 조금이라도 틀리는 경우에는 구현이 어려웠기 때문에 디테일 도면을 많이 그렸지요.

모던한 공간 안에 클래식한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오너먼트들을 적용했어요.
이 장식 요소들은 나무와 석고 등으로 제작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떄문에 3D 프린팅으로 제작하여 도장하였어요.
3D 프린팅 퀄리티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굉장히 섬세하게 작업 되어 무늬목과 잘 어울리더군요.
무엇보다 가벼워서 설치에도 굉장히 용이했습니다!

옷장 벽을 열기 위한 별도의 손잡이를 만들지 않기로 하였어요.
(손잡이가 있다면 열 수 있다는 것을 금방 인지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피팅룸과 옷장 사이로 벌어진 20mm 틈으로 손가락을 넣어 열어야 했죠.
이 부분도 정교한 시공과 설계가 필요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틈이 커지거나 양쪽 틈이 달라 보인다면 눈에 띄는 것이었죠.
피팅룸 양쪽 구조는 고재(오래된 나무)를 적용하였는데 고재의 면이 불규칙했기 때문에 이 틈 간격을 잘 유지하는 것이 까다로운 점이었어요.
바닥은 흰색으로 조색한 미크리트를 적용하였습니다.
일반 셀프레벨링 바닥 마감은 시멘트 색이지요.
미크리트의 경우에는 다양한 색으로 조색이 가능했어요.
시공 시에는 바닥에 얇게 뿌려서 굳히는 셀프레벨링과 동일한 시공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때 조색을 한 재료이기 때문에 자칫 얼룩이 지는 현상이 생기더군요.
이 부분은 시공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 얼룩이 최소한으로 생기도록 하게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벽과 천정은 모두 도장입니다.
옷장 면은 직접 손으로 열고 닫는 손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닿는 곳인데요.
일반 도장이 아닌 에그쉘 타입의 도장을 적용하였어요.
(그렇다고 실제로 칠하면 무광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도장 퀄리티도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 시공하였어요.


photo by Hyemin Kwon
이제 보이시나요? 흑과 백의 극명한 대조.
디테일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고, 구조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에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어요.
하지만 결과물은 굉장히 잘 나온 프로젝트였답니다.
지금도 종종 YCH SNS에 올라오는 쇼룸 사진들을 보면 공사 기간 생각이 나며 미소가 지어진다는...
이렇게 멋진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클라이언트 YCH와 이혜인 실장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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